[비즈체크=정구학 기자]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 중 하나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심도 있게 추적한 김상민 저자의 『탄핵』(2019년 출간)이 최근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정치적 격랑 속에서 법치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재조명한 이 책은,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재의결을 앞둔 정국과 맞물려 새로운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그 불가피했던 흐름
『탄핵』은 2016년 7월부터 2017년 3월 10일까지 이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중심으로, 탄핵의 원인과 그 과정,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권에 남긴 교훈을 탐구한다. 저자는 당시 상황을 “역사의 불가피한 흐름”으로 표현하며, 탄핵이 법치주의 수호와 민주공화국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필연적 결정이었다고 평가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에 대한 해석과 더불어, 정치적 혼란 속에서 국론 분열과 보수진영의 붕괴를 초래한 내부 갈등을 상세히 분석한 대목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책은 탄핵이 단순히 법적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 정당정치와 보수진영의 근본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임을 강조한다.
◇윤석열 정부를 둘러싼 탄핵 논의와 책의 메시지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재의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이 던지는 메시지는 더욱 묵직하다. 저자는 “법치주의와 헌정 질서 수호라는 대의는 진영 논리나 이념적 대립을 초월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를 통해 정치적 책임과 헌법적 원칙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책은 보수진영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극복하지 못한 내부 분열과 계파 갈등을 ‘스스로 초래한 비극’으로 묘사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탄핵 논의 속에서도 비슷한 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저자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모든 정치 세력이 “헌법적 절차와 국민적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한다.
◇탄핵의 교훈, 정치적 미래를 묻다
김상민 저자는 『탄핵』에서 단순히 당시의 사건을 복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탄핵이라는 극단적 선택이 남긴 정치적, 사회적 파장에 깊이 천착한다. 특히 “탄핵은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고 헌법질서를 바로 세우는 과정이어야 하며, 이를 정파적 이익의 도구로 삼는 순간 민주주의의 본질은 훼손된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또한 박근혜 탄핵 이후에도 계속된 보수진영의 계파 싸움과 내부 갈등이 국민적 신뢰를 더욱 무너뜨렸다고 분석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탄핵 논의가 또다시 정치권의 혼란과 국민적 피로를 초래하지 않도록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법치주의의 핵심을 돌아보다
『탄핵』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재조명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저자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일수록 법치주의를 중심에 두며, 우파 보수가 법치의 가치를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부정하는 것은 곧 보수의 자기모순이라는 저자의 지적은 오늘날에도 시의적이다.
박근혜 탄핵 당시, 보수진영은 내부 분열과 리더십 부재로 대중적 신뢰를 잃었고, 이는 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저자는 “보수는 내부 총질을 멈추고 화합과 혁신을 통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오늘날 윤석열 정부가 처한 상황에서도 동일한 교훈이 유효하다고 전한다.
『탄핵』은 정치적 혼란과 국민적 실망 속에서 법치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금 성찰하게 만드는 중요한 기록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탄핵이 과연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과정이 될 수 있는가?” 이는 우리 모두가 답해야 할 시대적 과제다.
◇저자 소개: 김상민
김상민 저자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매일경제신문에서 경제·산업·정치 분야 기자로 활동하며 심층적인 시각과 날카로운 분석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MBN에서 경제부장과 보도제작부장을 역임하며 언론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현재는 국회에서 활동하며, 한국 정치와 경제를 통찰한 저서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그는 『정치 입맛 경제 밥상』, 『아버지에게서 받은 100개의 편지』, 『디테일을 잡아야 성공이 보인다』 등 다양한 저서를 통해 시대를 통찰하는 메시지를 던져왔다. 『탄핵』은 그가 대한민국 정치사에 남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족적이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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