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일은행 출신이 우리은행장 됐다…정진완 차기 은행장

전임 조병규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 상업과 한일은행 교차 선임 관례 이어져

홍선기 기자 승인 2024.11.29 10:12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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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은행 제공]

[비즈체크=홍선기 기자] 한일은행 출신의 정진완(56)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확정되면서 우리은행의 새로운 수장으로 나선다.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는 29일 정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정진완 행장은 포항제철고와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한일은행에서 금융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중소기업고객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금융 현장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아왔다. 특히 임종룡 회장 취임 후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조직 내 신뢰와 리더십을 인정받으며 중추적 역할을 맡아왔다.

이번 선임은 우리은행의 뿌리 깊은 계파 갈등 속에서 이루어진 결정으로, 특히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관례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우리은행은 2001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으나, 두 은행 출신 간의 내부 갈등이 지속돼왔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상업은행 출신의 조병규 현 은행장의 뒤를 이어 한일은행 출신이 차기 은행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평가된다.

이번 행장 교체는 조병규 현 은행장이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을 포기하면서 공식화되었다. 조 행장은 “조직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물러난다”는 입장을 밝히며 후보군에서 자신의 이름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조 행장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으로 책임론에 휩싸이며 금융권 내외부에서 교체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정 부행장은 취임 이후 조직 내 신뢰 회복과 더불어 실적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그는 중소기업 고객과의 깊은 유대, 그리고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안정화와 성과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결정은 우리금융지주 이사들로 구성된 자추위가 외부 전문가 평가, 업무 역량 심사, 평판 조회 등을 통해 철저히 검증한 결과로, 후보군은 김범석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박장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 이정수 전략부문 부사장, 조병열 연금사업그룹 부행장, 조세형 기관그룹 부행장 등 6명으로 압축되었다.

이들 중 한일은행 출신은 정진완 부행장 외에 이정수 부사장과 조병열 부행장이 있었으며, 상업은행 출신으로는 김범석 부행장, 박장근 부사장, 조세형 부행장이 포함됐다.

정 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는 네 번째로 우리은행장을 맡는 인물이다. 합병 이후 주요 임원직과 은행장직이 번갈아 배정된다는 암묵적 전통 속에서, 이번 결정은 내부 화합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진완 후보는 강력한 리더십과 전략적 사고로 조직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며, “앞으로 우리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31일 조병규 현 은행장의 임기 종료와 함께 정식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정진완 신임 은행장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갈등을 조율하며, 조직 혁신과 실적 개선을 통해 은행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홍선기 기자 imagin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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