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순 서울보증보험 사장도 '낙하산 관료 출신'… 김대남 감사 사퇴 계기로 논란확산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 김대남, '낙하산 논란'에 SGI 서울보증 감사직 전격 사퇴
정치권 일각 "국감에서 이명순 대표의 낙하산 논란 문제도 다뤄야"
낙하산 출신 CEO는 노조와 타협, 과도한 복지 못막고 개혁도 못해

홍선기 기자 승인 2024.10.07 12:07 | 최종 수정 2024.10.08 15:32 의견 0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비즈체크=홍선기 기자] 서울보증보험의 김대남 상임감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공격 사주’ 의혹에 휘말려 자진 사퇴하면서, 이명순 대표(56) 또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사퇴는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 문제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명순 사장까지 자칫 낙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에서 나오고 있다.

◇김대남 감사 사퇴 후폭풍, 이명순 사장에게도 불똥

8일 금융계에 따르면, 김대남 전 행정관은 SGI서울보증 감사직을 맡은 지 두 달 만에 7일 자진 사퇴했다. 그는 좌파 유튜버와의 5시간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에 휘말렸고, 그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전 감사는 금융 관련 경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고액 연봉과 혜택을 누리며 상임감사직을 수행해 논란을 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에게도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의 화살이 돌아갔다. 김대남 감사의 사퇴 이후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이명순 사장의 선임 과정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 입김 강한 서울보증, 낙하산 인사 논란 끊이지 않아

SGI서울보증은 외형상 민간기업 형태를 띠고 있지만, 정부의 입김 아래 운영되는 구조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합병되면서 설립된 이 회사는 당시 12조 원 이상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그 결과 예금보험공사가 이 회사 지분의 94%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정부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배경이 되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김대남 전 감사와 이명순 사장의 임명은 공공기관의 관료 출신 인사 중용 문제를 다시 한 번 떠오르게 했다.

올해 초 선임된 이명순 사장 또한 ‘낙하산 인사’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명순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에서 국제개발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과장, 중소서민금융정책관 등 주요 직책을 맡으며 공직 생활을 이어온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서울보증 대표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배경과 취업 절차의 문제가 불거졌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는 퇴직 후 3년간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예외가 허용된다. 이명순 사장은 퇴직한 지 불과 이틀 만에 SGI서울보증 대표직에 지원했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 없이 대표로 선임되면서 ‘위법성 논란’이 일었다.

◇윤 정부의 '공정' 강조 무색… 관치금융 부활 비판 직면

이명순 사장의 선임은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상식' 기조와 배치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공정한 인사 원칙을 강조하며 국민의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명순 사장의 선임 과정은 오히려 관치금융의 부활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공공기관 인사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특히 김대남 감사의 사퇴와 맞물려 서울보증보험을 둘러싼 낙하산 인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낙하산 인사와 관료 출신 인사 중용, 서울보증은 어디로?

서울보증보험의 역사에서도 이러한 논란은 낯선 일이 아니다. 이명순 사장 외에도 서울보증의 대표들은 대부분 관료 출신들로 채워졌다. 박해춘 초대 사장과 김옥찬 전 KB국민은행 사장을 제외하면, 정기홍, 방영민, 김병기, 최종구, 유광열 등 다수의 대표가 정부 출신이었다. 김상택 전 사장도 내부 출신이었으나,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법학과 출신으로 정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인사 문제 본격 제기될 듯

정치권에서는 이번 김대남 감사의 사퇴를 계기로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보증보험의 이명순 사장 선임 과정도 낙하산 인사 문제로 다뤄야 한다"며, 공공기관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낙하산 출신의 CEO들이 노조와 타협하며 과도한 복지지출을 허용하는 등 경영 혁신에 소홀할 경우, 공공기관의 본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낙하산 인사 관행을 근절하고 능력 있는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공공기관의 인사부터 투명성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이명순 사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 신뢰 회복 위한 공공기관 인사 개혁 시급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공기관 인사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었다. 서울보증보험과 같은 공공기관들이 투명한 인사 관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이명순 사장이 향후 어떤 대응을 보일지, 그리고 낙하산 인사 논란 속에서 공공기관 인사 개혁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선기 기자 imagin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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