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체크=정구학 기자]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 정만기)은 2일 서울 자동차회관 B1 그랜저볼룸에서 ‘제22회 Niche Hour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김완기 특허청장을 초청해 “지식재산 정책방향 및 활용 전략”을 주제로 열렸으며, 자동차, 배터리, 석유화학, 엔지니어링 등 산업계 주요 인사 8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특허청장, 한국의 IP 경쟁력 강조
김완기 특허청장은 정책 강연에서 한국이 세계 지식재산(IP) 강국으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특허 출원 및 PCT(국제 특허 출원) 분야에서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IP 5개 상임 이사국 중 하나로서 PCT 국제 특허 출원의 공식 언어로 한국어가 채택됐다”며 한국의 지식재산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 청장은 이어 “이 같은 성과는 한국의 기술력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8억 건의 특허 빅데이터... 미래 기술과 경제안보의 핵심
김 청장은 특히 5.8억 건에 달하는 전 세계 특허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공개되는 신기술의 80%가 특허 문헌을 통해서만 공개된다”며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가첨단전략산업에서 유망 기술을 발굴하고, 경제안보, 산업 및 통상 등 국가 주요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첨단산업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김 청장은 특허 기반 연구개발(IP-R&D)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R&D 과정 전반에서 특허 정보를 분석해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기술 난제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연구 결과를 핵심 특허로 확보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IP-R&D는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특허 장벽을 회피하고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반도체·이차전지 특허 심사 전담 조직 신설... 심사 시스템 고도화
특허청은 특허 심사·심판의 역할을 지식재산 생태계의 토대로 삼고 있다. 김 청장은 "특허청은 2023년 4월 반도체 심사추진단, 2024년 6월 이차전지 심사전담 조직을 신설했다"며, 민간 퇴직 전문 인력을 특허 심사에 투입해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거대 AI 모델 기반의 지능형 심사 지원 시스템 고도화도 진행 중"이라고 전하며, 특허 심사 시스템의 혁신적 변화를 예고했다.
김 청장은 한국의 특허 심사 서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특허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첩기관 지정으로 경제안보 강화... 영업비밀 보호도 철저히
김 청장은 특허청이 2023년 7번째 방첩기관으로 지정되었다고 강조하며, 경제안보 최일선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특허청은 방첩 업무 수행 기반을 구축하고, 해외 기술 유출 예방 및 대응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영업비밀 보호와 관련해 김 청장은 “영업비밀 침해죄 형량이 소송 실무에 반영될 수 있도록 양형기준을 개정하고, 영업비밀 침해 알선 행위 처벌을 강화하는 등 법적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혁신 기술이 보호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해외에서 발생하는 기술 유출 문제에 대한 대응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IP 금융 확대... 혁신 기업 지원 강화
김 청장은 또한 "IP 가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IP 금융을 확대해 혁신 기업이 사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새로운 IP 가치평가 체계를 구축·확산할 계획"이라며, IP 금융이 혁신 기업의 성장 촉진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IP 금융을 통해 투자 유치를 촉진하고, 혁신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IP 금융은 기존의 자산 기반 금융과 달리 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자산으로 평가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로, 이를 통해 많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금융 시장에서 더 나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IP 보호 강화... K-브랜드 수출 지원
김 청장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IP 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해외 진출 기업에 대한 빈틈없는 IP 지원 체계를 구축해 수출 드라이브를 촉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광역형 해외 IP 센터를 통해 현지 지원 전문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지 지식재산권 단속 기관과 협력 채널을 구축해 K-브랜드 보호를 강화하고, 해외 특허 분쟁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 기업들이 각국의 복잡한 지식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특허청의 지원이 강화될 전망이다. 김 청장은 "특히 K-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계 관심 속 성황리 마무리
이번 Niche Hour 포럼은 김완기 특허청장의 정책 강연을 통해 한국의 지식재산 정책 방향이 명확히 제시된 자리로 평가받았다. 특히 참석한 자동차, 배터리, 석유화학, 엔지니어링 등 각 산업계 주요 인사들은 특허청이 제시한 지식재산 활용 전략과 IP 금융 확대 방안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번 포럼은 한국 산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지식재산이 어떻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논의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KIAF는 산업계와 정부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정책 포럼을 통해 산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KIAF 관계자는 “지식재산권은 첨단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정책이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특허청이 제시한 전략들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행될지, 한국 산업계가 이를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저작권자 ⓒ 비즈체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