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 회장, 윤 대통령 순방 두번째로 동행한다...4대그룹 총수 내주 체코로 총출동

尹대통령 체코 방문에 경제사절단 동행…최태원, 비즈니스포럼 주재
원전·첨단산업 협력 기대감 고조

정구학 기자 승인 2024.09.12 17:32 | 최종 수정 2024.09.19 19:16 의견 0

윤 대통령과 함께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4대 그룹 총수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비즈체크=정구학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두 번째로 경제사절단에 합류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체코 경제사절단에는 장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4대 그룹 총수들이 올해 처음으로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전원 동행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도 함께 사절단에 포함됐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전임 최정우 회장이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사절단에 초청받지 못해 불화설이 돌기도 했으나, 장 회장은 올해 3월 취임 후 6월에 첫 순방에 동행하며 이후 활발한 대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체코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을 주재할 예정이며, 첨단산업, 고속철도, 우크라이나 재건 등에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체코는 2033년 탈석탄 정책 추진과 함께 수소와 원전 등 대체에너지 개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관계자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와 체코 시장 진출 확대가 논의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체코에서 1990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다양한 전자제품 판매와 생산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은 현재 체코와의 직접적인 사업은 없지만 배터리, 반도체, 수소 등의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체코 노소비체에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며, 정의선 회장이 직접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LG전자 또한 체코에서 가전 및 전장 부품 사업을 운영 중이며, 포스코는 체코의 수소 프로젝트와의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jeong@yna.co.kr

양국 기업인들은 이번 교류를 계기로 양국 간 원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미래차, 배터리, 수소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체코 측도 탄소중립과 디지털화 등에 대응하고자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첨단 기술을 보유한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는 2033년 탈석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석탄발전 조기 중단을 진행 중으로, 수소와 원전 등 대체에너지 개발 수요가 크다.

체코 교통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체코 내 총 8개의 수소 생산 설비가 가동 중이며, 추가로 40여개의 수소 생산 설비가 계획 및 진행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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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체코 수소협력 포럼 및 상담회 [KOTRA 제공]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 가스의 거의 전량, 석유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했던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양국 경제계는 철도와 도로, 병원 등 인프라 재건에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과 우크라이나 진출 경험과 네트워크 등이 풍부한 체코 기업 간 협력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심장'으로 불리는 체코는 유럽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한국과는 1990년 수교 이래 꾸준히 경제협력을 확대해 왔다. 현재 현대차를 비롯해 100개 이상 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국은 2023년 말 기준으로 독일, 일본, 미국에 이어 체코의 4위 투자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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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유럽 출장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은 앞서 1980년대 후반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 개혁이 빨라지자 기회 선점을 위해 헝가리, 폴란드, 체코, 불가리아 등에 진출했다.

이중 체코에는 1990년 8월 삼성물산이 프라하지점을 설립하면서 현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2월 체코 국영기업 칼렉스와 합작법인 '삼성 슬로바키아'를 설립해 냉장고를 연간 46만대씩 생산하기도 했다. 현재는 체코에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추석 연휴를 이용해 유럽 지역 사업장을 둘러본 뒤 체코 경제사절단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 기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첨단산업과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SK그룹은 체코와 현재 직접적인 사업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배터리와 반도체, 수소 등의 분야에서 향후 사업 협력 기회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SK는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인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발전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 등에 협업하고 있다. SK와 한수원은 미국 선두기업인 테라파워의 글로벌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SK 배터리 사업의 유럽 전초기지는 헝가리와 폴란드로, 향후 리튬 자원이 풍부한 체코와의 협력을 통해 원자재 수급부터 배터리 핵심 부품, 완제품까지 유럽 배터리 시장을 공략할 생태계를 완성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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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체코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체코 노소비체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08년 생산을 시작한 현대차 체코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33만대에 달한다. i30와 코나, 투싼 등 유럽 시장에 맞는 전략적 차종을 만들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유럽 주요 생산기지 중 한 곳인 체코 현지 공장을 직접 둘러볼 가능성도 있다.

LG는 LG전자가 1992년 프라하에 판매지점을 설립한 이후 30여년 동안 가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최근 전장 부품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추가 협력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LG가 2018년에 인수한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는 체코 브라티모프 지역에 생산법인을, 올로모우츠 지역에 연구개발(R&D) 법인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수소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인 체코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청정수소 생산 사업 등을 체코 내 수소프로젝트와 연계하는 방안 등 수소 사업 기회를 모색할지 주목된다.

앞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월 광양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과 연계해 블루수소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생산된 수소를 2029년부터 광양제철소를 비롯한 경남 하동, 전남 여수 등 인근 수요처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생산된 블루수소를 청정수소로 인정받기 위한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지난 5월 체코 증기터빈 생산 현장 살펴보는 박정원 회장 [두산그룹 제공]

두산은 체코 신규 원전 수주가 최종 확정되면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고 시공을 맡게 된다.

원전에 들어가는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와 그 협력사가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원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두산그룹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도 둘러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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