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가전 전시회에 나간 LG전자 조주완 "中, 무서워해야 할 대상…日 전철 밟지 않겠다"

IFA서 기자실 방문…로봇청소기 후발 출시엔 "늦었다" 인정
'밸류업' 의지 강조…"MS·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업중"

bizcheck114@naver.com 승인 2024.09.09 10:28 | 최종 수정 2024.09.10 10:21 의견 0


IFA 찾은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LG전자 제공]

[비즈체크=홍혜연 기자]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업체는 폄하할 대상이 아니라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라며 "제품 다양화 측면에서는 굉장히 경계해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조 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LG전자 기자실을 찾아 "중국 업체 TCL과 하이센스 전시를 보니 굉장히 많이 따라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주요 기업인 TCL, 하이센스는 '세계 최대', '세계 최초'를 내걸며 이번 IFA에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조 CEO는 중국 기업의 '가성비' 경쟁력을 거론하면서 "그동안 상위 60% 고객에게 맞는 가격을 공급하면서 프리미엄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앞으로 우리의 프리미엄 전략은 폭넓어질 것"이라며 "60% 영역에서 70∼90%까지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디에나 있는 LG가 될 것이고, 모든 사람에게 프리미엄으로 가는 방법을 해나갈 것"이라며 "일본 업체가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면서 가성비 좋은 제품을 내지 않다가 우리에게 (점유율을) 뺏긴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로보락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최근 LG 로보킹을 출시하며 후발주자로 나선 데 대해서는 "늦었다"고 인정했다.

조 CEO는 "늦었지만, 중국 업체와 비교했을 때 동등 이상의 스펙을 가져왔다. 우리가 밀리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 CEO는 이번 IFA에서 중국 업체를 비롯해 친환경 트렌드, 유럽 가전의 대용량 추세, 디자인의 변화 등이 인상적이었다고 꼽았다.

그는 "유럽 냉장고가 과거에는 상냉장 하냉동 구조의 긴 형태였다면 이제는 미국식 멀티 도어 쪽으로 가고 있다"며 "팬데믹을 겪으며 집에 음식을 저장하던 습관이 유지돼 고용량으로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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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찾은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공감지능으로 새롭게 그려내는 AI 홈'을 주제로 개별 가전보다 가전을 연결하는 기기를 중심으로 한 전시를 선보였다.

LG전자가 추진하는 'AI 홈'의 취지를 이해하는 데는 적절했지만, 산업전시로서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조 CEO는 "이번에 제시한 AI 설루션이 어떤 면에서 너무 콘셉트적이고 손에 잡히는 게 없어서 사람들에게 얼마나 다가왔을까 반성도 했다"며 "다음부터는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제품을 통해 눈에 보이는 전시로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 CEO는 밸류업을 강조하며 "올해 주주총회부터 시작해 5월 미국에서 투자자를 만났고, 이번에는 영국에서 투자자를 만난다"며 "우리가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어떻게 변화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상세하게 얘기하며 관심을 끌려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서밋에 참석했고, 그 이후 한 번 더 가서 일대일로 (사티아 나델라 MS CEO를) 만났다"며 "우리가 어떤 영역에서 AI를 훌륭하게 활용할 수 있고,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 대화했다"고 말했다.

퀄컴과의 협업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잘 모르지만, 우리가 자동차 업계에서 퀄컴의 가장 큰 고객"이라며 "퀄컴과는 차량 내에서 앞으로 진화하는 AI를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가 얘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조 CEO는 인도법인 상장 가능성에 대해 "공시적으로 결정되진 않았지만, 여러 옵션 중 하나"라며 "인도에서 LG는 오랫동안 국민기업이기 때문에 '내셔널 브랜드'가 되는 큰 비전으로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인도에서 현재보다 3배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홍혜연 기자 hongyang04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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