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별들의 전쟁' 5대 시중은행장 교체 임박… 후임 인사 레이스 이번주 개막

지배구조 모범관행 따라 경영 승계…이르면 11월부터 차기 윤곽

하나 함영주·농협 이석준 등 지주 회장도 연임 여부 심사

이은주 기자 승인 2024.09.23 11:27 의견 0
5대 은행장.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주요 시중은행장들의 후임 인사를 위한 절차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금융당국이 새롭게 도입한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은행들은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에 돌입하게 되며, 이에 따라 올해는 예년보다 한 달 빠른 시점에 인사 레이스가 시작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현직 은행장들은 모두 올해 12월 31일 자로 임기가 종료된다. 은행들은 이미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을 위한 물밑 작업에 착수했으며, 11월 중순부터 연임 여부 또는 후임 인사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이재근 행장 연임 가능성 주목

KB국민은행 이재근 행장은 2022년 1월 취임 후 첫 2년 임기를 마쳤으며, 올해는 1년 추가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이 행장은 5대 시중은행장 중 유일하게 3년 차 임기를 소화 중으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는 이번 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후임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공식 선임된다.

◇신한은행 정상혁 행장, 실적 호조 속 연임 기대

신한은행 정상혁 행장은 지난해 2월 취임 후 올해 상반기 리딩뱅크 타이틀을 확보하는 등 경영 성과에서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경쟁 은행에 비해 뚜렷한 업적을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미 이달 초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소집해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를 논의하고 있으며, 내·외부 승계 후보군을 추린 후 심층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이승열 행장, 양호한 실적 유지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지난해 취임 첫해부터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기업 대출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중 은행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31일에 만료됨에 따라 그의 연임 여부를 둘러싼 절차도 올해 말부터 시작될 전망이어서 최대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은행 조병규 행장, 연임 의지 강해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7월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은행을 이끌어왔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관련 사건으로 인한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으나, 조 행장은 연임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7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조 행장의 거취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NH농협은행 이석용 행장, 연임 불확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첫 임기 2년을 마친 상황이나, NH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은행장의 연임이 일반적이지 않다. 최근 발생한 금융 사고가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NH농협금융지주 이석준 회장 역시 12월 31일로 임기가 만료되며, 지주 회장과 은행장 모두의 거취가 동시에 결정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현직 은행장들이 연임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인사 절차는 일찌감치 시작됐지만 최종 후보 결정은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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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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