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장들 '바쁘다 바빠'... 이재명 대표와 국회의장이 경쟁적으로 호출

경제단체장들 숨가쁜 행보 "기업 현장 목소리 전달"
19일엔 이재명 대표, 좌장 맡아 대한상의에서 정책 토론회
경제6단체 "들러리 세우지 말고, 기업 기밀 유출 우려되는 국회증언법 재검토해달라"

정구학 기자 승인 2024.12.17 16:04 | 최종 수정 2024.12.17 16:26 의견 0

경제단체장 만난 우원식 국회의장 =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초청 경제단체 비상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우원식 국회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연합뉴스]

[비즈체크=정구학 기자] 경제단체장들이 최근 연이어 정치권에 불려나오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경제 4단체장은 17일 긴급 간담회를 열고 경제계의 고충과 현안 법안 처리를 논의했다.

때마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경제단체장들과의 간담회에 이어 경제계와의 정책 토론회를 주재키로 하는 등 정치권의 경제단체 호출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정치권에 대해 기업들의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들러리 세우기’ 식의 행보를 멈추고, 국회증언법 등 기업 활동에 부담을 주는 법안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기업 기밀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재한 이날 간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제이에스티나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우원식 의장은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어 경제 안정을 위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신속히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경제계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에 경제단체장들은 정책의 일관성과 규제 완화 등을 요청하며 경제 현장의 어려움을 전달했다.

최태원 회장은 “경제정책만큼은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외교력 강화를 당부했다. 손경식 회장도 “보조금 지원과 근로시간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며 기업 환경 개선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제계의 가장 큰 우려는 여전히 상법 개정에 쏠려 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은 이사들의 충실 의무를 소액주주까지 확대하고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명칭 변경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재계는 “이사에 대한 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있어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대한상의 등이 참여하는 정책 토론회를 열어 상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좌장을 맡아 개정안 논의를 주재할 예정이어서, 경제단체장들은 다시 한번 정치권과의 대화 테이블에 앉게 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해서는 논의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단체장들은 최근 정치권의 잇따른 호출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규제 완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겠다는 입장이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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