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행복나눔재단 ‘휠체어 동력보조장치 정책 제안’ 세미나 성료

휠체어 사용자의 이동권 증진을 위한 동력보조장치 제도화 필요성 논의
당사자 조직과 행정부처, 법률, 의료계, 학계 등 모여 방안 모색

bizcheck114@naver.com 승인 2024.08.27 10:27 의견 0

[비즈체크=이은주 기자] SK그룹의 사회공헌재단 SK행복나눔재단(이사장 최기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휠체어 동력보조장치 정책 제안 세미나’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휠체어 동력보조장치는 수동식 휠체어에 장착해 동력보조 휠체어 또는 전동식 휠체어처럼 작동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전기 장치다. 수동휠체어의 가벼움과 전동휠체어의 동력을 함께 결합해 휠체어 사용자의 이동 편의성을 크게 높이는 보조기기지만 2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으로 구입 및 사용이 쉽지 않다.

행복나눔재단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척수장애인협회가 함께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 동력보조장치의 필요성을 알리고,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국가기관이 구입비 일부를 지원하는 ‘공적급여’ 품목에 채택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는 국민의힘 최보윤·한지아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과 휠체어 사용 당사자를 비롯한 행정부처, 법률, 의료계, 학계에서 다양한 영역의 관계자가 참석해 의견을 모았다.

세미나는 ‘동력보조장치, 제도화를 위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1부와 2부에 걸쳐 진행됐다.

먼저 1부에서는 나사렛대학교 공진용 교수가 ‘동력보조장치의 필요성’에 대해 기조 강연했다. 공 교수는 강연에서 국내 장애인의 53.5%가 이동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동력보조장치는 △장거리 이동 △자유로운 손 활동 △이동 환경 장애물 극복 등에 도움을 줘 이동성 향상과 사회 참여 확대로 이어짐을 강조했다.

실제로 행복나눔재단이 휠체어 사용자 7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동력보조장치 사용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91.3%가 동력보조장치를 사용한 후 이동 범위가 넓어졌으며, ‘이동 수월성 향상’, ‘삶의 질 향상’, ‘자존감 향상’ 등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또한 66.7%가 어깨, 손목 등의 통증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2부에서는 첫 순서로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정책위원장이 휠체어 사용 당사자로서 느낀 ‘동력보조장치 공적급여화의 필요성’을 말했다. 이 정책위원장은 “보행이 어려운 휠체어 사용자들은 폭넓은 보조기기 선택 및 사용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며 “동력보조장치 지원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복나눔재단의 ‘휠체어 사용 아동·청소년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문채원 학생(덕성여대 1학년)이 직접 발표자로 나섰다. 문채원 학생은 “엄마의 도움 없이는 이동이 어려웠던 예전과 달리, 동력보조장치를 사용하며 스스로 다닐 수 있게 되고 자신감도 생겼다”며 “원반던지기 선수로 전국 체전에도 나가고 스포츠멘탈코치라는 새 꿈이 생기는 등 동력보조장치는 다양한 경험과 성장의 발판이 돼줬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국립재활원 호승희 과장이 “장애인 건강보건통계 자료에 따르면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어깨 통증 비율이 비사용 장애인보다 2.1배 높게 나타난다”며 “이는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일산백병원 유지현 교수는 “동력보조장치는 휠체어 사용자의 어깨관절 보호에 큰 역할을 한다”며 “동력보조장치의 공적급여화를 위해선 구체적인 처방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동력보조장치 제조사 RS케어서비스 김동민 대표가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기능을 더하고 싶어도, 동력보조장치의 의료기기 등록 및 인증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 오정원 과장이 휠체어 관련 품목의 의료기기 허가 및 관리 현황을 제시했다.

마지막 발표로 건강보험공단 고수정 부장이 “장애인 보조기기 품목 등록을 위해선 안전성과 성능, 가격 등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주요 과제를 제시했다.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팀 이상현 본부장은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해 온 ‘휠체어 사용 아동·청소년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를 통해 동력보조장치 사용이 아동의 독립적 이동과 긍정적 삶의 변화로 이어짐을 확인했다”며 “사회 혁신가, 연구기관, 기업, 우리 학생들과 부모님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노력한 만큼 더 많은 아이가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관심 있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복나눔재단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동력보조장치 보급 정책 제안 보고서 발행 △지방자치단체 및 보조기기센터 보급 사업 권장 △대중 관심 유도 캠페인 진행 등 후속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 현장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SK행복나눔재단은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SK그룹의 사회공헌 전문 재단이다. 혁신에서 소외된 사회 문제들 속에서 작고 구체적인 문제를 찾아 실험을 거듭하며 최적의 문제 해결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은주 기자 leigh86@hanmail.net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휠체어 동력보조장치 정책 제안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 중이다.[행복나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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