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우리은행 왜 이러나? 직원100억대 횡령...임원 인사 '특정인맥 챙기기' 뒷말

우리금융 주요 계열사 임원 선임 '구설수'... 대규모 횡령 사건 잇따르자 '복합 위기 징조 '

정구학 기자 승인 2024.06.11 16:52 | 최종 수정 2024.06.11 22:07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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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리은행에서 최근 몇년새 수백억원 규모의 횡령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취임이후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를 놓고 뒷말이 나오는 등 회사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에서 100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30대 직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횡령 금액 대부분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자신의 횡령 사실을 자수한 A씨는 전날 조사에서 이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경남지역 우리은행 한 지점에서 근무하는 A씨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우리은행이 모니터링을 통해 대출 과정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A씨에게 소명을 요구하자 A씨는 전날 자수했다.

경찰은 A씨가 횡령한 돈을 가상화폐와 해외 선물 등에 투자했으며 약 40억원 정도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한다.

당초 적은 금액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나자 점점 더 큰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횡령 과정에서 공범이 있었는지 등을 수사하는 한편 조만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한 우리은행을 오는 12일부터 현장검사 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11일 "오늘까지 상황을 파악해 내일부터 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날 사고 소식을 인지한 뒤 이틀 만에 긴급 검사에 착수하는 것이다.

은행권에서 거액의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내부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씨는 기업 단기 여신 관련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단기 여신에 대해서는 본점 모니터링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불과 2년전에 700억원대 횡령 사건이 우리은행에서 터진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직원횡령사건이 우리은행에서 발생하자,시스템과 기업문화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임종룡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금융지주와 은행, 우리종금 등 주요 계열사 임원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회장이 나온 특정 대학 출신이 중용되는 등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다.

우리금융의 인사 소식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근 우리종금 임원 인사에서도 특정 대학과 고교 출신이 독식하면서 '정실인사'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정실인사'와 맞물려 횡령사건이 잇따르는 것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구학 기자 ghc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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